갤러리 내부에 꾸며진 테라리움 보러가기😀 이태수 (Taesoo Lee) : Artificial Natural (25. 11. 20. – 12. 20)
THEO는 2025년 11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이태수 작가의 개인전 [인위자연_Artificial Natural]을 개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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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 자연]
자연이란 무엇인가. 이태수는 이 오래된 질문에 조각으로 답한다. 이번 전시 〈인위자연_Artificial Nature〉는 자연과 인공, 물질과 비물질, 실재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조형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이다. 그는 가장 물질적인 재료인 돌을 사용해, 가장 비물질적인 조형 언어인 디지털 폴리곤의 형상을 구현한다. 이는 단지 ‘디지털처럼 보이는 조각’이 아니라, 현실의 물성을 기반으로 한 ‘인위적 자연’에 대한 질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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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Artist and TH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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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에게 자연이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시간의 축적 속에서 ‘익숙해진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손으로 만든 고인돌이 수천 년을 지나며 자연처럼 보이게 된 것처럼, 반복된 동선 위에 생긴 숲길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인식되듯, 자연은 어느 순간 인간의 감각과 인식 속에서 구성되는 개념이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본질적으로는 인공물이나 이제는 풍경의 일부로 인식된다. 이태수는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공의 경계는 얼마나 유동적이고 취약한 것인가를 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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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자연_Artificial Nature〉에서 그는 돌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무거운 물질을 선택하지만, 그 형상은 디지털 모델링 소프트웨어에서나 볼 수 있는 다면체 구조를 따른다. 멀리서 보면 렌더링된 가상의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단단한 돌의 질감과 온도, 무게가 손끝에 전해진다. 이처럼 물리적 실체와 시각적 위장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관람자는 자연과 인공, 실재와 이미지 사이에서 감각적으로 흔들린다. 그 틈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짜이고, 진짜처럼 보이는 것은 또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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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형 실험은 단지 시각적 착시나 재료의 반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태수는 디지털 감각의 표면을 단지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조각의 본질적 방식으로 전유한다. 물질성을 부정하는 듯한 폴리곤의 구조는 오히려 돌이라는 재료 안에 또 다른 시간과 무게를 새겨 넣는다. 이는 동시대 미술에서 시각과 감각, 이미지와 실체,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조형적으로 교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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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Artist and TH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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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번 작업은 동시대 조각이 직면한 주요한 네 가지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그의 작품은 트롱프뢰유(Trompe-l’œil)의 전통을 전복한다. 이는 고전 회화에서 기원한 ‘눈속임’의 기법으로, 시각적 환영을 통해 물리적 실재를 흉내 내는 데 집중하지만, 이태수는 조각으로 이를 구현하면서 오히려 ‘진짜임에도 가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반(反)트롱프뢰유’의 전략을 사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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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Artist and TH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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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도널드 저드(Donald Judd)나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 이후 전개된 미니멀리즘 및 개념미술의 문법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확장한다. 저드가 주장한 ‘특수한 오브제’(specific objects)의 물성 중심 조각 개념이나, 모리스의 반복성과 물질 기반 구조는 이태수의 ‘진짜를 가장한 가짜 구조’에 대한 실험과 긴장 속에 비틀린 채 담겨 있다. 이태수의 돌은 더 이상 물질 그 자체로 기능하지 않으며, 그것의 표면 언어는 이미지로서의 구조를 선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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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Artist and TH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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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미지가 실체를 대체하는 시대에, 진짜 돌로 구현된 가상의 형상은 실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되묻는 장치가 된다. 이는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말한 시뮬라크르(simulacra) 실재보다 더 실재처럼 기능하는 이미지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관람자는 이태수의 조각을 통해, 실체 없는 구조물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이미지가 지배하는 현실을 사유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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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Artist and TH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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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자연_Artificial Nature〉는 물질이자 이미지이고, 자연이자 인공이며, 실체이자 환영이다. 이태수는 디지털과 감각, 데이터와 물성, 자연과 인공이라는 대립적인 쌍을 맞물리게 하며, 지금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인위적인 결과물인지 드러낸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뿐 아니라, 인식과 감각, 그리고 예술 자체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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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Taesoo Lee)
b. 1981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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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자연_Artificial Natural》
25. 11. 20. – 12. 20
화 - 토 1 - 7PM
(일, 월 및 공휴일 휴관)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68길 55-3 B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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